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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페더러와 나달 등 톱스타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사진은 아시아에 열리는 ATP투어 중 등급이 가장 높은 상하이마스터스의 센터코트. 사진= GettyImagesKorea

테니스 투어 개최 ‘산 넘어 산’, 소유권 또는 개최권 확보가 관건

전채항 객원 기자
201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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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6회째를 맞이한 WTA투어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이 성황리에 끝났다.
 
2004년 첫 대회에서 슈퍼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우승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고 이후 전 세계 1위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 캐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 아그니에쉬카 라드반스카(폴란드) 등이 연달아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명실상부 레전드급 우승자 리스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최근 정현(제네시스 후원, 한국체대), 권순우(CJ제일제당 후원, 당진시청) 등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며 1996년 KAL컵 이후 ATP투어 대회의 개최에 대한 팬들의 열망 역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투어 대회를 개최하기까지 어떤 요건이 필요한지 한번 알아보자.
 
투어 대회의 주요 요건 ‘투어 스케줄’
투어 대회는 이미 공개적으로 알려져 있다시피 ATP와 WTA가 정하는 한 시즌의 스케줄을 아우르는 구성 요소이며 투어 대회의 조합은 ATP와 WTA가 투어, 대회, 선수 등 다양한 조직의 대표들과 함께 1년여간의 고민 끝에 매년 초 다음 시즌 스케줄을 발표한다.
 
이러한 투어 스케줄은 1~2월의 오세아니아/중동 하드코트 시리즈, 3~4월의 북미/남미 하드 및 클레이코트 시리즈, 5~6월의 유럽 클레이코트 시리즈, 7월의 유럽 잔디코트 시리즈, 8~9월의 북미/아시아 하드코트 시리즈, 10~11월의 유럽 실내 시리즈 등 이미 수년간 진행해온 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데 투어 스케줄 자체가 지역별 기후, 코트 변화의 흐름, 선수들의 이동범위 등을 고려한 현 시점상 최적의 것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ATP와 WTA투어 대륙별 스케줄
 
따라서 한국에서 대회를 개최하고자 대회 장소를 고려했을 때 하드코트가 유일한 대안이라면 현재 투어 스케줄 상 유일하게 노려볼 수 있는 기간은 9월이 될 것이다. 현재 9월에 몰려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대회 틈에 새롭게 들어가거나 이 중 하나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우리나라 계절상 봄도 좋은 날씨여서 이 시기에 대회를 개최한다 하여도 프랑스오픈을 눈앞에 두고 클레이코트에 매진하고 있는 선수들을 데려오기란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신규 대회를 개최하고 싶다면 현재 짜여 있는 투어 스케줄을 먼저 감안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며 우리의 경우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WTA투어 코리아오픈이 9월에 열리는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ATP투어의 시기적 개최 가능성
9월에 과연 우리나라에서 ATP 투어대회가 열릴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현재 ATP투어 스케줄을 보면 일말의 희망이 보이긴 한다. US오픈이 끝나는 9월 첫째 주 직후 두 번째 주에 무려 4개의 대회가 열리는 WTA와 달리 ATP는 단 한 개의 대회도 열리지 않고 있다. 이는 ATP의 전통적인 기조이자 전략이기도 한데 WTA보다 2주가 더 긴 스케줄, 투어 스케줄 도중 등장하는 데이비스컵의 중요성, 선수들의 휴식 등을 이유로 US오픈 직후에는 그 어떤 ATP 투어대회도 개최하지 않고 있다.
 
이후 9월 셋째 주에 접어들어 갑자기 유럽에서 2개 대회를 열고 바로 아시아로 이동하여 3주간 대회가 열리는데 우리나라에서 ATP투어를 개최하고자 한다면 이 시기를 노려볼 수 있겠다. 하지만 3주간의 아시아 시리즈에서 500시리즈 2개와 1개의 1000시리즈가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첫 번째 아시아 주간을 노려야 하는데 이 주엔 두 개의 250시리즈가 중국에서 열리니 세 번째 대회로 들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1년간의 투어 스케줄을 살펴봤을 때 한 주에 3개의 ATP 투어대회가 열리는 주가 다수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
 
국내 유일의 투어대회 코리아오픈이 열리는 서울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
 
하지만 스케줄 상 복병은 또 있으니 바로 국내 유일 투어 대회 코리아오픈이 이 주간에 열린다는 사실이다. 무조건 이 주간을 잡아야 한다면 코리아오픈과의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추석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코리아오픈이 열리는 9월 셋째 주는 지금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프리미어급 대회와 중국 광저우에서 인터내셔널급 대회와 선수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 차라리 그 다음 주로 시기를 옮겨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프리미어급 대회와 내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게 될(올해까지 타슈켄트에서 열림) 인터내셔널급 대회와 경쟁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코리아오픈도 지금처럼 유지하고 새로운 ATP투어를 코리아오픈 전주에 배치하여 2주간의 테니스 축제를 만드는 것인데 과연 현재 단 1개의 대회도 US오픈 직후 허용하고 있지 않은 ATP가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궁금한 부분이다.
 
실제로 스웨덴 바스타드와 스페인 마요르카(내년부터)에서는 한 주 차이로 ATP와 WTA 대회가 연속 열리는데 대회 측에 따르면 다른 성격의 대회를 연달아 개최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더 이끌어 성공적인 대회가 기대된다는 평도 잇따르고 있다.
 
투어 대회 개최의 이해관계
투어 대회의 개최가 결정되기까지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히고설키는데 이중 중요한 3개의 결정체가 있으니 바로 앞서 언급한 투어 스케줄을 조율하는 최대 기구 ATP 및 WTA 조직위원회, 대회의 라이선스 즉 오너십을 가진 소유권자 그리고 소유권자를 대신하여 대회 운영을 맡을 개최권자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ATP와 WTA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투어의 현재와 미래를 감안한 큰 그림을 중요시하는데 리더 겸 조율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담당자는 1년간의 스케줄을 살펴보고 현재 스케줄이 선수, 팬, 토너먼트 측에 도움이 되는지 분석하고 앞으로 개선해야 할 방향 위주로 끊임없이 검토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 대회의 흥행이 떨어지고 대회 운영상 문제점이 다수 발생할 경우 해당 대회의 폐지 또는 이관을 고민하게 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대회를 찾게 된다.
 
또한 투어 스케줄 상 매우 큰 변화가 필요할 때는 특정 시기를 놓고 그 안에서 대회의 개최 시기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이나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새로운 국가대항전 ATP컵,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주도하여 ATP의 지지를 받아낸 레이버컵 등이 대표적이다.
 
1년 내내 매우 촘촘하게 채워진 스케줄 내에서 새로운 대회를 끼워 맞춘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고 기존 대회를 다른 시기로 옮김에 있어서 해당 경기장의 임대 가능 여부, 스폰서들과의 이해관계, 해당 국가의 상황 등을 모두 감안해야 하기에 이를 조율하는 역할은 결국 리더인 조직위원회에서 맡아야 한다.
 
ATP와 WTA측은 이렇게 신규 대회 유치 시 기존 스케줄과의 형평성 또는 조화를 중요시하면서도 결국엔 막대한 자금이 바탕이 되어야 대회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신규 대회의 위치와 타이틀 스폰서 유치의 용이성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 등장하는 이가 바로 소유권자를 대신하여 대회 운영을 맡을 개최권자이다.
 
투어 라이선스의 관계도
 
개최권자는 쉽게 말해 대회의 실질적 운영자로 소유권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임대 형식을 바탕으로 대회를 여는 사실상의 주인공이다. 개최권자는 대회 장소 섭외, 선수 초청, 호텔 및 차량 등 제반 사항 구성, 볼퍼슨 및 라인즈맨 교육, 티켓 및 홍보 등 모든 사항을 도맡아 대회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다.
 
이중 가장 큰 역할은 무엇보다 대회를 유지할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인데 타이틀 스폰서를 포함 각종 스폰서를 최대한 끌어모아 운영 자금을 확보하여 풍성한 대회를 만들 임무가 있다. 이러한 개최권자의 능력을 소유권자가 인지하고 소유권자는 조직위원회와 긴밀히 협상하며 대회 개최 가능성에 대하여 보다 더 현실적인 결정을 이끌어내게 된다.
 
이렇게 3개의 중요한 결정체가 유기적으로 협의하며 신규 대회 개최에 대하여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보통 한 대회의 신규 유치는 최소 3~5년 개최를 바탕으로 계약을 하게 되고 한번 내린 결정은 향후 몇 년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물론 계약 만료 후 대회를 다른 곳으로 옮겨도 되지만 대회의 잦은 이동은 팬들에게 혼동을 줄 뿐만 아니라 투어로서도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셋의 관계는 항상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투어 대회의 실질적 강자, 소유권자
소유권과 개최권에 대한 보충 설명을 통해 왜 이 둘이 대회 개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는데 이 중 소유권자의 파워는 막강하다. 소유권은 한 대회를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로 라이선스, 쉽게 말해 특정 기간의 특허라고 볼 수 있다.
 
이 라이선스는 부동산과도 같은데 만약 소유권자가 자신의 라이선스를 팔고 싶다면 판매자와의 협상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고 라이선스를 가져올 수 있다. 부동산과 또 비슷한 점은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신이 원하는 라이선스가 많으면 많을수록 제한 없이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부동산처럼 취득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는 않겠지만 막대한 자금이 드는 것은 비슷하다.
 
이 라이선스가 부동산과 다른 점은 두 가지다. 먼저 중개업자나 중개업소처럼 표면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으며 라이선스를 현 소유자가 팔고 싶을 때는 조직위원회를 통해 판매 의사를 밝힌다거나 개별적 연락을 통해 구매자를 찾는 1:1 거래가 더 많다는 점이다. 또는 반대로 사고 싶은 사람이 먼저 소유자에게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중요한 다른 점은 바로 지리적인 유동성이다. 예를 들어 소유권자가 라이선스를 3개 갖고 있고 이 대회들이 각각 한국에 1개, 미국에 1개, 유럽에 1개 열리고 있었다고 해서 기존 대회를 계속 같은 곳에서 유지하거나 새로운 대회를 꼭 기존 지역에서 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소유권은 자신에게 있으니 대회 장소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인데 이는 대회의 흥행 및 앞으로의 가능성을 따져 자신이 투자하고 싶은 곳에서 대회를 열 수 있는 자율성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
 
물론 앞서 언급한 ATP와 WTA의 엄격한 투어 스케줄링 때문에 자유자재로 대회 개최지를 고를 순 없겠지만 어느 정도 용인된 선에서 대회 개최지의 변경은 가능하다. 실제로 매년 초 열리는 시드니 대회의 라이선스는 호주테니스협회가 갖고 있는데 매년 급감하는 관중 수와 완공 예정인 애들레이드 테니스 코트의 지붕 공사가 맞물려 대회 개최지를 애들레이드로 옮기기로 했으며, 스위스 그슈타트에서 열리던 WTA 대회는 같은 나라의 로잔으로, 태국 파타야 대회는 휴양지인 후아힌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다른 곳으로 바뀐 곳도 있는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대회는 21회라는 긴 역사를 뒤로하고 프랑스 리옹으로 변경되었으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던 대회는 중국 장성으로 옮겨졌는데 모두 소유권자의 결정에 따라 ATP와 WTA가 허락한 결정이었다.
 
코리아오픈은 2004년 첫 대회부터 한솔그룹에서 소유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홍콩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 apg에 개최권을 판매했다. apg는 코리아오픈을 포함해 바쿠와 파타야 대회의 라이선스도 가지고 있는데 JSM이 5년간 임대 형식으로 개최권을 구입하여 2020년까지 서울에서 코리아오픈을 만날 수 있다.
 
투어 대회 개최의 숨은 공신, 개최권자
한때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투어대회였던 KAL컵이 사라진 후 한동안 투어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이형택이라는 레전드급 선수가 등장했으나 이때 대회가 열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당시 국내 경제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모든 기업과 국민이 투자에 인색해진 상황에서 이형택이 혜성같이 등장했고 2000년 US오픈 16강에 오르며 많은 국내 팬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기도 했으나 투어 대회 개최는 감히 꿈도 못 꾸는 시기였다.
 
IMF 졸업 후 2004년 한솔제지는 당시 여자 테니스팀을 운영하던 상황과 시너지를 맞추고 윌리엄스 자매, 샤라포바, 이바노비치(세르비아) 등 티켓 파워를 지닌 스타들이 즐비한 WTA 대회를 국내로 끌어와 국내 팬들에게 세계적인 테니스를 선보였다. 이후 매년 스타급 선수를 적어도 한 명씩 초청했고 국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마리아 키릴렌코(러시아), 기미코 다테(일본) 등이 깜짝 우승하며 대회 흥행도 이끌었다. 이런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소유권자뿐만 아니라 개최권자가 대기업이었다는 점이다.
 
일단 타이틀 스폰서로부터 가장 많은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한데 기존에는 소유권자인 한솔제지에서 전담했지만 이후 개최권이 넘어가면서 큰 자금을 내놓을 타이틀 스폰서를 잡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KDB산업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고 개최권자인 JSM이 타이틀 스폰서를 포함, 후원 기업을 유치하며 다방면으로 뛰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타이틀 스폰서로 나설 경우 최소 3~5억 원이 필요하고 그 외 하위 그룹의 스폰서는 1억 원 이상, 5천만 원 이상, 2~3천만 원 이상 등 현금 또는 현물 협찬으로 나뉘곤 하는데 개최권자는 오랜 시간 수많은 노력을 통해 이런 스폰서를 10~20개 정도 잡아야 적자 운영을 면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협찬을 결정할 때 제공사항에 대한 반대급부, 즉 대회 협찬에 따라 회사가 받을 수 있는 가치(브랜드 노출 등)가 얼마인지를 측정하기 마련인데 테니스 대회의 경우 공중파 방송이 되지 않고 언론의 파급력 역시 아직은 크지 않기 때문에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고 대회 운영을 위해 뛰어야 하는 것이 개최자의 역할이니 만만치 않은 작업임은 분명하다. 개최권자는 자금확보 외에도 대회가 열릴 경기장과 대회에 필요한 각종 물품 구비, 운영요원 섭외, 미디어 및 자원봉사 협조, 선수 및 관계자 섭외 및 관리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으니 개최권자는 대회 개최의 숨은 공신이 아닐까 싶다.
 
그 외 다양한 대회 개최의 요건
대회 흥행은 단순하게 얼마나 수익을 많이 내는지도 중요하지만 예상 수익을 측정하는 척도는 바로 대회가 열리는 도시 또는 국가에서 테니스가 얼마나 관심을 끄는지가 중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테니스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 중인 미국과 서유럽 또는 일본, 중국, 호주, 러시아, 중동 국가와 같이 강력한 자본의 힘으로 국력을 과시하는 국가들은 이미 테니스 대회를 많이 개최하고 있다. 그 외 지역에서의 개최는 성공 또는 실패 확률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매우 단기적인 예측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 국가에서의 대회 개최는 해당 지역에서의 관심도, 나아가 해당 지역 출신의 스타 선수가 존재하는지가 흥행 척도가 된다.
 
최근 신규 대회 개최지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바로 라트비아의 주르말라이다. 2017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옐레나 오스타펜코의 등장은 라트비아에서 테니스 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어 전성기를 맞이한 또 다른 스타 아나스타샤 세바스토바의 상승세는 기어코 올해 라트비아에서 최초의 투어 대회 개최가 이뤄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오스타펜코와 세바스토바 등의 활약으로 올해 라트비아에서 처음으로 투어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이런 대회는 자국 스타 선수들이 자의 또는 부상에 의해 대회에 출전하지 않거나 은퇴할 경우 쇠퇴를 맞기도 하는데 자국 스타 캐롤라인 워즈니아키의 등장으로 야심 차게 2008년부터 열었던 덴마크오픈은 5년 만에 문을 닫았고 2013년에 등장한 폴란드의 카토바이스오픈 역시 자국 스타 라드반스카의 힘을 얻어 출발했으나 4년을 가지 못했으며 2015년 자국 선수 텔리아나 페레이라의 유일한 투어 우승으로 화제를 모았던 브라질오픈은 1977년부터 시작하여 수 차례 폐지되는 등 위기를 맞더니 브라질 선수들의 침체와 더불어 결국 개최가 취소되는 불운을 맞이하기도 하였다.
 
또한 자국 스타 선수 외에 협회의 힘이 작용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영국테니스협회(이하 AELTC)가 발표한 잔디코트 대회에 대한 투자다. AELTC는 자본력의 약화로 잔디코트 시즌의 총상금이 낮아지며 위기를 겪게 되자 위기를 기회로 삼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초강수를 두며 잔디코트 시즌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AELTC는 내년 7월부터 ATP투어 1개와 WTA투어 2개 등 총 3개의 신규 대회 라이선스를 획득하여 더 풍성해진 잔디코트 시즌을 예고했는데 ATP의 경우 현재 4회째 WTA투어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250시리즈 잔디코트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WTA의 경우 총상금 50만달러 이상의 프리미어급 대회를 독일 베를린에서, 인터내셔널급 대회를 역시 독일 바트홈부르크에서 개최할 계획을 세웠다.
 
잔디코트의 인기를 위해 3개의 투어 라이선스를 구입한 AELTC의 전력은 성공할 수 있을까?
 
AELTC가 영국이 아닌 스페인과 독일에서 잔디코트 대회를 여는 이유는 단지 영국 테니스만의 부흥이 아닌 잔디코트의 인기를 전 유럽으로 확장하여 대중의 관심을 더욱 모으고 결국 이런 관심이 잔디코트의 미래와 윔블던의 흥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블루 프린트에서 나온 것이라고 그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런 야심 찬 계획이 현실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먼저 기존 투어 스케줄을 크게 흔들지 않는 수준의 변화이고 새로운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것은 곧 투어의 수입이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도 없을뿐더러 잔디코트 시즌이 더욱 풍성해질수록 투어의 수준 또한 높아지는 것을 그 누구보다 ATP와 WTA측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각 국가의 관심도 또는 국가를 넘어선 조직적 행동은 투어 대회 개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건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ATP투어 대회가 개최되어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체의 테니스 붐을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글= 전채항 객원기자, 사진= 테니스코리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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