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테니스 선진국 주니어 육성에서 길을 찾다⑦- 일본편
전채항 객원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9-05-15 오후 3:06:36
일본이 배출한 테니스 스타 오사카(왼쪽)와 니시코리. 사진= GettyImagesKorea
뿌리가 깊은 나무는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탄탄한 주니어 육성 시스템이 곧 그 종목의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현재 한국 테니스는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 정현(한국체대)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제2의 정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주니어 육성은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과제다. 매주 한 차례씩 테니스 선진국의 주니어 육성법을 살펴보고 한국 테니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자.
 
<글 싣는 순서>
1. 국가 주도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세계 정상에 재도전하는 미국
2. ‘흙’에서 주니어를 키우는 스페인
3. 적극적인 협회의 지원으로 꽃피우는 테니스 종주국, 영국
4. 영국과 스페인의 장점을 골고루 보유한 프랑스
5. 충실한 기본기와 강한 정신력을 앞세운 러시아
6. 강력한 자생력의 상징, 호주
7. 집중 투자와 뛰어난 인프라로 세계 무대와 어깨를 겨룬 일본
8. 사회주의에서 꽃피운 대륙의 성공, 중국
 
집중 투자와 뛰어난 인프라로 세계 무대와 어깨를 겨룬 일본
지난 30여 년간 일본은 아시아 테니스를 대표하는 국가였다. 서양 선수들이 독식하던 테니스 무대에서 지난 1995년 마쓰오카의 윔블던 깜짝 8강 진출 사건은 모든 아시아인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세계 4위까지 올라 일본을 확실히 테니스 지도에 안착시킨 가운데 37살의 나이로 투어에 컴백하여 지난 2009년 코리아오픈 우승컵을 안은 다테의 열정이야말로 일본을 상징하는 집념의 표본일 것이다.
 
이후 그랜드슬램 복식 3회 우승과 단식 8위까지 올랐던 아이 스기야마(일본), 톱20였던 나오코 사와마쓰(일본), 재작년 뒤늦게 투어 우승을 기록한 스기타 유이치(일본),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이 시대 최고의 아시아 선수 니시코리 등 뛰어난 선수들이 꾸준히 투어에 얼굴을 내밀었으며 현재 여자 테니스 세계 1위에 빛나는 오사카 나오미(일본)의 등장으로 일본 테니스는 그 방점을 찍고 있다.
 
일본 테니스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무엇보다 뛰어난 잠재력을 소유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구비되어 있는 그들의 철저한 인프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테니스협회(이하 JTA)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는 현재 6,454개의 테니스 시설이 운영 중인데 비록 20년 전에 비하면 30% 수준이 줄어든 수치지만 작은 섬나라에 이렇게 많은 테니스 시설이 확충됐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이 중 520개는 실내 테니스 시설이어서 날씨의 영향을 받지 받고 1년 내내 테니스를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제반이 마련되어 있다.
 
현재 무려 439만명의 테니스 선수가 등록된 일본은 그만큼 테니스가 생활 체육을 넘어 하나의 직업으로서 영위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이 되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렇게 테니스는 일본에서 불확실성을 넘어 확실한 생계 수단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학교에서도 테니스의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대부분 학교에서도 코트가 구비되어 있으며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단순한 체육활동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위에서 언급한 6,454개의 테니스 시설에 학교 내 테니스장은 포함되지 않았다니 일본에서 테니스 코트를 찾는 것은 정말 어렵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어떻게 해서 일본이 테니스 선진국이 될 수 있었는지 살펴보자. 먼저, 일본은 뛰어난 어린 선수들의 발굴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테니스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처음부터 재미있는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것이다.
 
일본은 학교 테니스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다는 세계테니스협회에서 권고하는 ‘Play and Stay’와 같은 선진화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아이들이 처음 테니스를 접할 때 흥미를 느끼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일반적인 코트보다 더 작은 사이즈의 코트에서 더 부드러운 재질의 공을 가지고 노는 방식을 취하며 이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시행 중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어린이 테니스와 비슷한 유형으로 시작 단계부터 테니스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게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코치 역시 재미있는 놀이를 병행하며 최대한 많은 아이가 테니스를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나아가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테니스가 공식 체육 과목이 될 수 있도록 JTA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또한 9월 23일을 ‘테니스의 날’로 지정하여 여러 테니스 단체와 힘을 합쳐 전국 학교에서 테니스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JTA는 ‘놀이’ 개념의 테니스 확산에 힘쓰고 있다
 
두 번째로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JTA의 또 다른 꾸준한 노력을 들 수 있다. 과거 일본은 수많은 테니스 시설과 트레이닝 센터 운영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노력만으로는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없음에 한계를 느껴 해외 테니스 캠프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자주 있었고 지금도 이를 부인할 수는 없다.
 
니시코리 역시 어린 나이부터 미국의 유명 테니스 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난 케이스이며 그는 거액의 비용 투자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일궈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보면 다른 선진국의 주니어 육성법을 그대로 받아들인 경우라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JTA 역시 이런 한계를 깨닫고 점차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JTA는 올림픽, 데이비스컵, 페드컵을 목표로 주니어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바로 선수 개개인의 목표보다는 국가에 그 중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대항전을 목표로 하는 만큼 주니어 선수들의 양성 역시 향후 국가대표로 육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여기는 것이다. 특히,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1년여 앞둔 지금, 테니스는 일본이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유망 종목 중 하나로 지정되어 아낌없는 지원을 받고 있다.
 
JTA는 일본스포츠협회(JSC) 및 일본스포츠과학기관(JISS)과 손을 잡고 주니어 선수들의 체력과 정신력 향상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그들이 국가대표로서의 자격을 가질 수 있는 랭킹으로 올라갈 때까지 별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TA는 또한 지도자를 전국 각지에 파견하여 우수 재원을 발굴하는데 선택받은 인재들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선수촌에서 집중 관리를 받게 된다. 도쿄 인근에 위치한 국립트레이닝센터에서 일 년 내내 연습이 가능하며 JTA 소속의 전직 선수 출신 코치들의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JTA는 이러한 국내에서의 노력뿐만 아니라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데 바로 지난 2016년부터 ‘세계화’를 모토로 ‘특수 주니어 개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주니어 선수들이 세계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경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테니스협회(FFT)와 MOU를 맺고 우수 선수들을 두 국가 간 정기적으로 교환하여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고 해외에서 훈련을 원할 시 선수의 수준에 맞춰서 일정 금액의 비용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또한 필리핀의 아테네오사와의 협업 하에 일부 선수들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테니스 학과가 있는 대학교로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 형식으로 파견하여 타국에서 실력을 배양할 수 있는 제도 또한 마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사설 테니스 아카데미가 운영 중인데 대부분 전직 선수들이 캠프를 열어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마쓰오카 등 선수 시절 높은 랭킹을 유지했던 선수들이 은퇴 후 자신만의 아카데미를 개설하여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선진국인 일본답게 테니스 시설 또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근 아시아 국가에서 수많은 어린 선수들이 유학을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일본의 노력으로 일본은 앞으로의 미래 또한 매우 밝은데 23살의 니시오카 요시히토가 제2의 니시코리로 성장하고 있고 휠체어 테니스는 시니어와 주니어 구분 없이 일본이 현재 세계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제2의 니시코리로 주목받고 있는 니시오카
 
 
글= 전채항 객원기자,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목록보기
  • 프린트하기
  • 미투데이로보내기
  • 페이스북으로보내기
  • 트위터로보내기



인기동영상 1 2 3

(사)미디어윌스포츠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로 1(한강로3가, GS한강에클라트) 201호

대표이사:주원석 / 사업자등록:220-82-06977

통신판매신고:2016-서울서초-0967호/개인정보관리책임자:김홍주

팩스:02-755-5079 / 구독문의:070-7123-1455~6